치과

인간은 망각의 축복을 가진 동물이라 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잊어버릴 수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 망각 때문에 과거로부터 배운 교훈을 잊어버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오늘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서 과거에 분명히 했었던 후회를 또다시 했다. 과거에 치료를 받으며, 앞으로 치실을 열심히 해야지 하고 다짐했었는데, 어느새 똑같은 이유로 치과에서 똑같은 고통을 받고, 똑같은 다짐을 하고 있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당장의 고통 앞에서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처럼 뱉지만,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싹 닫는다. 그나마 스스로에게만 약속을 하고 지키지 못하면 참 다행이다.

앞으로 치과를 두어 번 더 가야 하는데, 이번엔 반복학습을 통해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