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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글쓰기 챌린지

AI 미술

by Lunethan 2022. 9. 18.

얼마 전 미국에서 열린 미술전에서 AI가 생성한 그림이 우승을 차지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후 열리는 미술전에서는 AI가 생성한 출품작을 금지하는 등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기존 AI의 한계점이라고 생각돼 온 '창의성'면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체스, 바둑과 같은 전략이 있는 게임은 수학적으로 최선의 수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AI가 강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 그리기, 작곡과 같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분야에서 AI가 두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은 신기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창작물들은 기존 인간이 만들어놓은 작품들을 기반으로 재창조해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기존 작품의 '특징'들을 가져와서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기존의 평범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작업하는 방식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고도의 컴퓨팅 자원을 사용해서 몇 분 만에 퀄리티 높은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AI 기술의 발전이 점점 세상에 영향을 주는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특히 모든 것들을 데이터화 시키려고 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대두가 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AI는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2016년 알파고가 인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겨서 큰 충격을 준 바둑계에서 그 변화 방향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AI가 점령한 분야에서 떠나갈 것입니다. 이세돌은 2019년 은퇴를 하며 그 이유로 '사명감의 상실'을 주요 원인이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스스로를 갈고닦으며 정진해서 나아간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지만, AI가 도입이 되며 더 고도화된 뉴럴 네트워크와 GPU의 성능에 좌우된다는 것을 보고 의미를 잃었습니다. 아마 많은 바둑 기사들이 비슷한 이유로 은퇴를 결심했을 것입니다.

 

이후 바둑계에는 신기한 변화가 생깁니다. 기존 프로 바둑기사의 기보를 바탕으로 공부를 하던 사람들이 AI를 코치처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보다 월등히 잘하는 AI를 대상으로 매일 시간에 구애 없이 연습을 할 수 있으니 기존 방식보다 실력을 키우기 용이합니다. 덕분에 바둑 기사들 사이에서는 더 좋은 AI 바둑 프로그램을 구하는 것이 더 좋은 스승을 갖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동시에 바둑 기사들이 본인만의 기풍을 갖추려는 열정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AI가 월등히 잘하다 보니 조금 더 AI처럼 둘 수 있는 사람이 기사의 기량이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AI가 각 분야에 도입이 되기 시작한다면, 그 분야의 인구수 감소와 사람들의 상향 평준화가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할 수 있는 정도만큼만 할 수 있거나 그보다 못한 사람들은 도태되어 없어질 것이고, AI가 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만이 남아서 파이를 나눠가질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기술의 발전으로 직종이 사라진 경우는 많이 있어왔지만, AI의 도입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다각적이며 큰 충격을 줄 것 같아서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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