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세다 말세

칼부림 소동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서서히 쌓여가던 사람들의 불만이 결국 이런 모습으로 분출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끔찍하다. 점점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남녀갈등, 세대갈등 사이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어 보인다.

더 안타까운 점은 앞으로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며 청년층이 부양해야 할 사람들은 점차 많아진다. 이는 자연스레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남녀갈등 또한 점차 심해지고 있고, 경제 상황도 높은 금리와 물가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참 심각하다.

생각, 문화가 퍼지는 방법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옛날에는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의 중요도가 비교적 낮았다. 관심을 끌려고 하는 소수의 행동은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 확인도 안 된 인터넷 글이 공중파 기사로 이어지기도 하고, 소수의 목소리가 SNS를 통해 크게 확대되어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중간 지점에 있던 사람들마저 양극단으로 이동하게 된다. 알고리즘으로 인해 보고 싶은 내용만 보고, 듣고 싶은 내용만 듣게 되어 사람들의 생각은 옛날보다 훨씬 극단적이 되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참 꼴이 말이 아니다. 마약청정국이라 불리던 옛 모습은 어디 갔을까. 이젠 음주운전이 아니라 마약운전이 기사에 나오는 세상이 되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아직까지는 총기가 불법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