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몸은 이어져 있다고 하지만, 몸을 통해 정신을 컨트롤하기는 쉽지 않다. 인간의 뇌는 멍청해서 회의 시간에 멧돼지를 본 것처럼 몸을 도망갈 준비를 하도록 만든다. (사실 회의실을 탈출하라고 몸이 지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뇌로 가는 혈류는 제한되고, 근육에 피를 모으기 위해 심장은 빨리 뛴다. 덕분에 말은 점점 빨라지고 발표를 하는 건지, 랩을 하는 건지 모르게 돼버린다. 발표 공포증을 가진 나에게는 회의 시간은 악몽 그 자체다.
그런데 이번 회의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다음 회의에도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기 위해, 이번 회의가 지난 나빴던 회의들과 무엇이 달랐는지 찾아봤다.
첫째로 내가 준비가 잘 되어있었다. 내가 설계하고 내가 만든 자료를 발표하는 거라,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대답할 자신이 있었다.
둘째로 발표 전 호흡이 가빠올 때 심호흡을 반복적으로 했다. 몸을 속이기 위해서 편안한 상태에 있는 것처럼 숨을 쉬었다. 그랬더니 조금 진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내가 이전에 발표를 잘 못했던 건 매번 준비를 안 하고 발표를 해서 그랬던 건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중요한 발표를 할 때는 웬만하면 준비를 하도록 하자..
🍓주절주절/글쓰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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