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친절한 건 우연일까? 아니면 다들 여행이라는 특별한 상황 때문에 사람들이 친절해지는 걸까? 이번 내가 다녀온 8박 9일간의 베트남 여행에서는 두 가지 이유가 모두 겹친 것 같다. 일단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한국을 좋아한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하며 웃어준다. 길을 찾기 위해 온갖 바디랭귀지와 영어를 써가며 물어볼 때면 본인 일처럼 솔선수범 나서서 도와주려 한다. 말이 끝내 잘 안 통하자 직접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기까지 했다. 이런 과분한 친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 베트남의 친한 정서 덕분일 것이다. 2018년 박항서 감독의 활약 덕에 80% 이상의 베트남인들이 한국을 좋아한다고 한다. 당시 뉴스로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현지에 와서 경험해보니 상당히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인들을 만났을 때도 모두 친절했다. 타지에서 만난 같은 나라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 같은 여행자라는 신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친밀감이 느껴졌다. 신기하게도 한국인은 멀리서 봐도 딱 한국사람인 걸 알아볼 수다 있었다. 덕분에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모두 흔쾌히 나서서 찍어주시고, 우리끼리 길을 헤매고 있을 때도 우리 얘기를 듣고 오셔서 길을 알려주시기도 하셨다. 우리도 다른 한국분들이 택시를 부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셔서 도와드리기도 했는데 뭔가 한국사람끼리, 여행자들끼리 서로서로 도와야지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한 카테고리로 묶어주는 여행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전에는 모르는 사람이면 먼저 부담스러워했던 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서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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