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통근 시간은 도어 투 도어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출근길과 퇴근길을 포함하면 하루에 총 2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게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난 평소에 통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불만이었다. 만약 회사가 집 앞에 있었으면 이동 시간을 아껴서 자기 계발을 할 텐데, 그 시간에 잠을 더 자서 몸이 덜 피곤할 텐데 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실제로 통근시간이 짧아진다면 내가 그 시간에 생산적인 활동을 할까? 신입사원 시절 회사 바로 앞 기숙사에 살던 때를 떠올려보면 절대 아닌 것 같다. 회사가 가깝기 때문에 잠을 더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잠에 늦게 들고, 시간이 많기 때문에 더 낭비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출퇴근 시간 때는 딱히 게임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간다. 일찍 퇴근해서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지금이 생산적인 편이다.
오늘 평택으로 가게 되어 회사 셔틀버스를 타게 됐다. 자세히 보면 평택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탈 때마다 보이는 얼굴들이 있다. 아마 나보다 한 정거장 앞인 여의도에서 매일 아침 출근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 사람들은 매일 매일 편도 두 시간이 넘는 셔틀버스를 타려고 아침 5시에 일어날 텐데.. 새삼 대중교통을 타고 한 시간이나 걸린다고 불평한 내가 부끄러워졌다. 나는 너무 피곤하면 조금 늦게 출근해도 버스와 지하철이 항상 있지만 이분들은 늦게 일어나면 강제로 반차를 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버스를 타면 너무 흔들려서 책을 읽거나 다른 뭔가를 하면 멀미가 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기도 어려운 편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자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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