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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글쓰기 챌린지

권선징악

by Lunethan 2023. 5. 17.

많은 소설과 영화들은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다. 선이 악을 이기는 게 옳은 것이라고 모두 공감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이 악을 이기는 과정을 보며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낀다.

하지만 미디어들이 이를 주제로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실 세상에서는 생각보다 권선징악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게 갑질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권력을 휘두르고, 심지어 그리 머지않은 나라들에선 공공연한 독재가 이루어진다.

힘이 없는 소수의 목소리는 쉽게 묻혀 금세 사그라든다. 무엇이 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매스 미디어 세상에서는, 목소리의 숫자 또한 돈으로 살 수 있다. 얕은 관심으로만 판단하는 대중들은 이슈의 내용보다는 제목에 더 관심을 가지고, 소수의 목소리는 금세 휘발되어 다른 이슈에 의해 환기된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들은 잘 모르지만, 소수의 피해자들은 어딘가에서 피를 흘리며 외치고 있을 것이다. 단지 우리가 운이 좋아서 그런 처지에 놓이지 않았을 뿐이다.

종종 이런 불합리한 얘기를 들으면, 차라리 절대적인 선과 악의 잣대를 그어줄 수 있는 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사람들은 멀쩡히 살아가며, 선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 참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이슈들에 끌려다니며 정말로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대중들에게 의존하는 민주주의가 과연 옳은 것일까? 결국 다수의 선택이기 때문에 옳지 못해도 맞는 결과라고 얘기해야 할까? 다른 체제의 부작용을 생각해 봤을 때 분명 가장 최선의 제도라고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불완전한 것처럼 보인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가 이 불완전한 제도의 보완책이 될 수 있을까.

'권선징악'이 당연한 일이 되어 더 이상 뉴스에서 이슈로 다루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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