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경기]
경제 용어들은 참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들어 뉴스에 많이 오르락하는 금리도 마찬가지인데요. 저는 항상 옛날부터 금리가 오르고 내릴 때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항상 헷갈렸었습니다. 시장 경제, 환율,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이 복잡한 단어들이 서로 얽혀있으니 정확한 개념을 알지 못하면 하나가 다른 하나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외우기가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수학처럼 한번 개념을 잡고 나면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통해 서로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우선 금리는 '돈에 대한 이자'를 뜻합니다. 흔히 통용되는 기준금리는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대표 금리입니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이 되지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조정함으로서 시장에 간접적으로 관여합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적어집니다. 기업과 가계에서는 대출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대출의 수요가 적어지고, 동시에 예금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은행에 돈을 묶어두려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시장에 풀리는 돈이 줄어드는 만큼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도 동시에 줄어들게 됩니다. 총수요가 줄어들면 이는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코로나 이후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금리 인하의 효과는 인상과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코로나 시국에 기준금리가 0에 가깝게 내려갔던 이유도 코로나로 인해 침체되어 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그랬던 것입니다.
환율은 기준금리에 어떻게 영향을 받을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환율의 변동은 한 나라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간의 기준 금리의 차이에서 발생합니다. 만약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보다 높다면, 우리나라 자산에 투자했을 때 얻는 수익보다 미국 자산에 투자했을 때 얻는 수익이 더 클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달러를 원화보다 더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고, 이는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환율이 올라갑니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이 주 수익원인 기업은 이득을 보지만, 반대로 수입이 주를 이루는 기업은 그만큼 손해를 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우리나라도 따라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됩니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경기가 더 경직될 테고, 이는 경기침체라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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