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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글쓰기 챌린지

완치

by Lunethan 2022. 11. 17.

[완치]

 

오늘 마지막으로 정형외과에 다녀왔습니다. 3개월 전 베트남에서 손가락이 부러져서 수술도 하고 깁스도 하고 참 고생이 많았었는데, 드디어 오늘 더 이상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아직 손가락이 조금 아프기도 하고 가동 범위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꾸준한 재활훈련이 필요하지만, 뼈 자체는 다치기 전과 같이 돌아와서 쉽게 부러지지는 않는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처음 경험해보는 골절이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이전에는 팔이 부러지거나 해서 깁스를 한 사람들을 보면 크게 아플 거라는 생각을 잘 못했었습니다. 뼈는 딱딱하기도 하고 그냥 잘 고정해서 붙이면 되기 때문에 큰 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선 골절이 되면 부러진 부분 주위로 염증이 생겨서 엄청나게 붓고, 엄청나게 아픕니다. 부러진 뼈를 붙이려면 제대로 된 각도로 접합해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때 뼈가 힘줄에 붙어있거나 하면 핀을 박거나 나사를 박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맨 정신으로 박을 수는 없기 때문에 조그마한 골절도 수술이 필요합니다. 이후 뼈가 붙을 때까지 접합부위가 움직이면 안 되기 때문에 깁스로 꽁꽁 싸매야 합니다. 움직이기 정말 불편해지고, 물이 들어가면 안 돼서 잘 씻지도 못합니다. 긴 치료기간이 끝나고 나면 해당 부위를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 관절이 굳어서 지속적인 재활훈련이 필요합니다. 이 재활훈련도 저는 우습게 봤었는데,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우면서 지속적으로 해줘야 돼서 인내심이 많이 필요합니다. 돌이켜보니 작은 골절임에도 치료 과정이 정말 길었던 것 같습니다.

 

옛말에 '남의 중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타인의 고통은 정말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게도 다른 사람의 골절이 그러했습니다. 남의 고통을 아무것도 아닌 걸로 치부하기 전에, 내가 정말 잘 알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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